[아사나수련] Surya 108배 : 2020 안녕, 2021 반가워.

안녕 2020, 안녕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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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야 108배.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막연히 해보고 싶은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12월 30일

요가원에서 모여서 새해 맞이로 했었던

그 기억이 떠오르면서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12월 31일

아침이 밝았고

여전히 불면증인가싶은

생각보다 빨리 일어난 나는 

 

31일 마지막 날은

무언가를 해낸 날로

마무리하고 싶어 졌다. 

 

그래서 매트를 깔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

 

 

숫자를 세는 게

생각보다 빨리 헷갈리기 시작했고

최대한 아사나에 집중하기 위해

도구를 빌리기로 했다. 

 

그 기록이 또 하나의 증명, 기억,

나에게 또 다른 힘이 될 거라 생각했다. 

 

10 단위로 적어간 그 숫자들

1, 10, 20, 30 …

 

하나하나 숫자 위에

작대기가 쳐질 때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10개 생각보다 빨리 하네 좋아 이러다 보면 빨리 108배를 할 수 있겠다. 

 

그러다 25개.. 이제야 4/1이구나 숫자를 줄여볼까.. 그냥 내 나이만큼 할까.

 

나의 의지를, 계획을 무너뜨리는 내 나약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정말 웃음이 났다. 너 답네.

 

그런데 이번엔 그런 나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다른 나를 느낄 수 있다고 일단 해보자.

 

 

45개 손목과 팔꿈치 주변 인대가

조금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과거에 염증 있던 자리.

그렇지만 더 직면했다.

자세를 고쳐야 하나 싶었다.

포기가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다른 걸 시도하는 느낌으로..

 

 

60개 절반이다.

오긴 오는구나 절반이 지났어..

그래 할 수 있어 언제 끝내 던 지

빨리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오늘 바쁜 일도 없지 않은가

시간은 있고.

 

이 과정엔 내 의지에 따라 다를 것임을

강렬히 느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후반부는 빠르게 지나갔다.

힘을 분배했던 초반과 다르게

힘이 더 필요한 자세를 하기 시작했다. 

분명 나는 땀도 나고

손도 떨리고 힘을 쓰고 있는데

또 힘을 가지고 있다니

 

나의 두려움이 나의 한계를

묶어 뒀었나.. 싶었다. 

 

 

 

99개

정말 별로 안 남았다.

점점 마무리를 위해 

나의 몸과 마음은 준비하고 있었다.

어떻게 마무리해야

깔끔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힘듦보다는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떠올랐다.

그렇다고 대충 수리야 아사나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속도를 낮추기 시작하고

집중력을 더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아니 노력했다. 

 

 

104개..

그리고 108개..

 

해냈다.

다 했다.

 

1시간 53분.

결국 나는  

수리야 108배를 했다.

 

 

시도하길 잘했다.

 

최악이랑 생각한 2020년에

마무리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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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고 나서 소극적으로 바뀐 내 성격.

사라진 것 같았던 내 도전적인 마음.

 

한동안은 그 마음에

내가 무너져서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

또 그 감정에 적응했고 

그대로 사는 듯싶었다.

 

 

그런데 올해

그런 나에게 자꾸 자극을 주는

그 무언가, 사람이 있다. 

 

나도 그랬었지

그러고 싶었는 데

다시 그런 마음을 먹어도 되나..?

 

남들처럼 살아가도되는 걸까?

나에게 더 집중해도 되나

그러고 싶다.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라는 존재로나,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다.

 

자꾸 나를 바꾸라고

내가 나한테 말하는 것 같았다.

 

 

그중에 하나를

수리야 108을 통해 이뤄낸 것 같아서

마음이 참 좋다.

좋은 작용이 마음에 있다. 

 

 

그때의 나를 잊지 않고

2021년 생각해둔

그 일들은 차분히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내 안의 빛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